안녕하세요.
아주 기~~인 쏘시지가 이태리에 있습니다. 이름하여 `쌀씨차 루가네가` (Salsiccia Luganega, 루가네가 쏘시지)입니다. 제염 저온 숙성 쏘세지(살라미)와는 달리 소금, 후추로 간한 생돼지 고기살과 비계를 잘게 갈은 다음 아주 얇은 막에 밀어 넣은 쏘시지입니다.
원래 `Luganega`라는 이름은 고대 로마시대, 지금의 이탈리아 남부지역인 바실리카타 (Basilicata), 캄파냐 남부 (Parte della Campania), 칼라브리아 북부 (Parte della Calabria) 지방을 아우르는 지역이름인 Lucania에서 유래된 `Lucanica`라는 쏘시지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비록 이름의 유래는 지금의 이태리 남부지방이지만 북부 이태리의 베네토주와 롬바르디아주에서 성탄절을 전후해 많이 먹고 그 지역에서는 낯익은 식재료입니다.
쌀씨차 루가네가는 2차 본식 (secondo piatto)이나 1차 전식 (Primo piatto)를 위한 재료로도 사용되죠. 예컨대, 루가네가 쏘시지, 그라나치즈, 고기육수와 와인이 들어간 롬바르디아 지역의 몬자식 리조또 (Risotto Monzese)의 주재료입니다. 오늘은 2차 본식으로 할 수 있는 간단한 레시피를 소개하겠습니다.
화이트와인에 쌀씨차 루가네가를 넣고 중불에서 서서히 조리고, 감자를 껍질 채 편으로 썰어 칼집을 넣고 튀긴 생감자칩과 함께 만들어 보려합니다. 껍질은 바삭하면서 속이 상대적으로 촉촉하고 고소한 `만토바니나 (mantovanina)`* 같은 빵과 함께 그윽한 레드와인을 곁들인다면 정말 끝내 줄 겁니다. 마지막으로 바닥에 남은 소스는 빵으로 찍어 먹어도 맛있습니다. 이렇게 마지막에 남은 소스를 빵으로 찍어먹는 것을 베네토 방언으로 `tociare`라고 하고; 반면 이태리말로는 `inzuppare`라고 한답니다.
Fig. 1 `쌀씨차 루가네가 (Salsiccia luganega)`라는 이름이 유래가 된 고대로마 시대의 루카니아 (Lucania) 지역. ** |
< 재료>
쌀씨차 루가네가 (Luganega) 약 500 g
화이트와인 (Vino bianco) 200 ml
마늘 (Aglio) 3 조각
로즈마리노 (Rosmarino 1 rametto, facoltativa) 적당량
감자 (Patata) 3개
밀가루 `00` (Farina 00 q.b.) 적당량
해바라기씨유 (Olio di semi di girasole per frittura) 적당량
소금 (Sale fine q.b.) 적당량
후추 (pepe q.b.) 적당량
카레가루 (Curry q.b.) 적당량
Fig. 2. 쌀씨차 루가네가 (Luganega) |
1. 약 10-15 cm 정도로도 맛나는 파스타나 리조또를 해먹을 수 있어서 다음날을 위해 루가네가 쏘시지를 따로 조금 떼서 두었어요 (Fig. 3).
Fig. 3 내일 루가네가를 이용한 파스타를 위해 한조각 떼어 남겨뒀습니다. |
2. 바닥이 두껍고 높이가 얕은 냄비를 준비해서 반으로 자른 마늘 3조각을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기름에 마늘향이 벨 때까지 잘 볶아주세요. 마늘이 타지 않을 만큼 볶은 후 마늘은 제거해 줍니다 (Fig. 4)
Fig. 4. 마늘이 노르스름해질 때까지 올리브기름에 잘 볶아줍니다 (로즈마리노를 가해 향을 첨가 해줘도 좋음) |
3. 루가네가 쏘시지는 미리 이쑤씨개로 여러군에 구멍을 내줍니다. 이 과정을 생략하면 조리시간 동안 부풀어 오른 쏘시지가 터져 모양이 엉망이 됩니다. 잊지말고 꼭 구멍을 내주세요 (Fig. 5). ^^
Fig. 5. 이쑤씨개를 이용한 루가네가 표면에 구멍내기. |
4. 달궈진 펜 위에 루가네가를 얹고 중불에서 표면이 살짝 그을려 연기가 올라올 즈음 화이트 와인을 부어 주세요 (Fig. 6-7).
Fig. 6. 마늘향이 우러난 기름으로 달궈진 펜에 올려진 루가네가 |
Fig 7. 화이트와인 풀에 뛰어든 루가네가 |
5. 시간이 흐를수록 루가네가에 난 구멍을 통해 비계는 빠져나오고 와인은 조금씩 쏘시지 내부로 스며들죠. 그림(Fig. 8-9) 상에서도 떠있는 기름이 보이죠?
Fig. 8 서서히 조려지고 있는 루가네가 |
Fig. 9 약 25분 정도 중불에서 조린 루가네가. 기름은 빠지고 와인을 머금어 돼지 특유의 잡내가 없어 집니다. |
6. 너무 기름진 것이 부담스럽다면 숱가락으로 기름부위를 좀 덜어내 주면 됩니다 (Fig. 10).
7. 30여분의 조리시간이 흐르고 반대편도 노릇하게 아주 맛깔스러운 표면을 얻을 수 있게 루가네가를 뒤집어 줍니다. 그리고는 약 10분 정도 더 조리를 해주세요 (Fig. 11). 이제 `화이트와인에 빠진 쌀씨차 루가네가 부인`은 준비가 완료됐네요.
8. 루가네가 부인만 있으면 허전할 것 같아 생감자칩씨를 준비했습니다. 껍질과 함께 통감자를 물에 깨끗이 씻고, 얇은 디스크 처럼 잘라주고 각각의 감자에 칼집을 넣어 줍니다 (Fig. 12). 이는 밀가루가 칼집에 잘 스며들어 생감자의 아삭함을 유지키 위해 개인적으로 시도해 본 겁니다 (Fig. 13). (밀가루 외에 감자전분을 소량 섞어 옷을 입혀도 됩니다).
Fig. 13 밀가루 옷을 입혀 튀김기름에 입수 전의 생감자 |
9. 160-170`C로 미리 예열된 튀김용 기름에 전분가루를 완전히 털어서 기름에 넣고 튀겨주세요 (Fig. 14). 노릇노릇한 색깔의 생감자 칩이 완성됐습니다. 키친타올 (혹은 카르타 팔랴, Carta paglia)을 이용해 여분의 기름을 빼줍니다. 잔소금과 커리의 혼합가루를 생감자칩에 흩뿌려주세요.
Fig. 14 여분의 밀가루를 잘 털어 낸 후 160`C-170 `C로 예열된 기름에 넣고 튀겨지는 감자칩 |
Fig. 15 노릇노릇하게 잘 튀겨진 감자칩 |
10. 드디어 간결한 레시피의 루가네가 쏘세지와 생감자칩이 완성이 됐습니다. 두가지를 모두 접시에 담아내고 데코를 해주세요 (Fig. 16-17).
Fig. 16. 루가네가와 감자칩의 만남. 흥미롭지 않나요? |
Fig 17. 화이트와인에 빠진 루가네가와 생감자칩의 만남 |
손쉬운 레시피로 준비한 화이트와인에 빠진 쌀씨차 루가네가와 생감자칩의 조합. 어떠세요. 맛보고 싶지않으세요?
맛있게 드세요. Buon appetito!!
빤스곰줄 올림.
* 만토바니나 빵 (Mantovanina)
만토바니나 (mantovanina) 빵* |
** 지도출처: ko.wikipedia.org/wiki/이탈리아의_행정_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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