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14일 토요일

이탈리안 생멸치 초절임 (Alici marinate, 알리치 마리나테)

안녕하세요. 

칼슘이 풍부한 멸치 (Alici). 여러분들은 좋아하시나요? 
생멸치와 마른멸치 그리고 저장용인 멸치젓갈 등으로 구분을 해볼 수 있겠는데, 마른 멸치는 한국에서 흔히 사용되지만 유럽 음식에서는 개인적으로 못 본 것 같아요. 반면에 생멸치(Alici)는 서구에서도 흔히 구할 수 있고 다향한 방법으로 조리를 합니다. 
한국의 젓갈이 멸치의 장기 보존 방법이라면 서구에서는 소금에 절여 기름속에 저장한 멸치살 (Acciughe salate sotto olio)이 있습니다. 앤초비라고 하죠. 수작업으로 만들어 그런지 가격이 비싼 편입니다.
한국에서는 생멸치 회, 초무침, 튀김, 조림으로 만들어 먹죠, 예컨대, 멸치 초무침은 여러가지 야채, 고추장과 사과식초로 무쳐 맵고 새콤해 생각만 해도 저절로 입에 침이 고입니다. 초장이 짱이요~~
이렇게 새콤하게 먹을 수 있는 멸치살이 이태리에도 있으니 이름하여  `알리치 마리나테 (Alici marinate)`인 초절임 멸치입니다. 손질한 생멸치를 식초에 재워뒀다가 꺼내어 소금간한 후 식용유에 넣어 보관해서 먹을 수 있는 전채요리(antipasto)입니다.
그러면 같이 만들어 볼까요.


<재료>

싱싱한 생멸치 30마리 내외
화이트와인식초 200 ml (용기에 따라 다름)
식용유 (해바라기씨유 혹은 카놀라유 등 표면이 잠길 만큼) 적당량
올리브오일 * (EVO, 선택사항)
잔소금 적당량
흰 후추가루 적당량
후추 알갱이 (분홍색, 녹색, 검정색 등등) 적당량
회향씨앗 (Semi di finocchi, 선택사항)
양파 1/2개
타임(Timo) 적당량



<조리법>

1. 싱싱한 생멸치를 먼저 머리를 잡고 뒤로 꺾어 떼내고 내장을 엄지 손가락으로 훑어 냅니다. 이제는 뼈를 발라낼 차례인데요. 왼손으로는 멸치를 잡고 오른손 엄지손가락의 손톱으로 멸치의 배를 가른다는 기분으로 꼬리 부근까지 긁어내립니다. 그러면 한쪽면은 뼈와 분리가 되고 뒤집은 후 반대편에 붙은 뼈를 다시 손가락으로 훑어내려 생멸치살과 분리해 냅니다. 다음번에 기회가 되면 영상으로 올려놓겠습니다. 이번에는 설명만으로..^^; (Fig. 1 - Fig. 2)

Fig.1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고 찬물에 헹군 멸치


Fig. 2 뼈를 발라낸 생멸치살

2. 뼈를 바른 생멸치살을 넓은 그릇에 가지런히 담고 화이트와인 식초를 멸치가 잠길 때까지 부어주고 약 1시간 정도 냉장고에 두고 초절임을 합니다. (Fig. 3 - Fig. 4)

Fig. 3 화이트와인 식초로 초절임을 하고 있는 생멸치살

Fig. 4 초절임(marinato)  1시간 후의 생멸치살

3. 초절임이 끝나면 식초를 따라 버리고 멸치살에 있는 여분의 식초를 키친타올 위에 올려 제거해 줍니다 (Fig. 5). 이때 멸치의 껍질은 기호에 따라 제거할 수도 그대로 놔둘 수도 있습니다. 은색 멸치 껍질은 키친타올로 살포시 누르면서 긁어 내리면 제거가 됩니다 (Fig. 6-7).

Fig. 5. 여분의 식초를 제거한 생멸치살 

Fig. 6.  초절임된 멸치살들이 손질받기 위해 키친타올 위에 가지런히 놓여있는 모습


Fig. 7. 표면을 마른 키친타올로 닦아낸 생멸치의 모습 (위), 초절임 직후의 생멸치 외관 (중앙), 초절임 상태의 내부 멸치살 모습 (아래)

4. 잔소금과 흰색 후추가루로 간을 한 다음 보관 용기에 한 층을 가지런히 정돈해 주세요. 다양한 색깔의 후추 알갱이 (Semi di pepe)와 회향씨앗 (Semi di finocchi) 등을 흩뿌려 주고 허브의 일종인 타임 (Timo)도 뿌려주세요. 그런 후 아주 앏게 썬 양파를 덮어줍니다. 이 양파는 잡내 제거 역할 외에도 은색의 멸치 껍질을 제거하지 않았을 때 위층과 아랫층의 멸치살이 서로 부데껴 생길 수 있는 외관상의 교차회손** 을 방지하기 위해 개인적으로 첨가해 봤습니다.


Fig. 8. 소금과 후추가루로 간을 한 초절임 멸치살

Fig. 9. 마지막이 잠기게 식용유를 부어서 마무리

5. 동일한 방법으로 반복해서 작업을하고 마지막엔 멸치살이 잠기게 식용유를 부어주세요. 뚜껑을 덮고 냉장실에 보관하고 먹고싶을 때 언제든지 덜어내어 먹으면 됩니다.
출출할때 먹으면 새콤한 맛이 입맛을 북돋우어 식욕을 배가 시켜주는 것 같아요.

음~~ 군침 도는데요.
맛있게 드세요. Buon appetito.


빤스곰줄 올림


* 올리브기름은 색과 향이 진하므로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량의 식용유(씨기름)에 소량을 섞어서 사용해도 됩니다.

** 시간이 지나면 은색의 껍질이 쉽게 벗겨져 나가는데 흰멸치살에 묻어 나오면 지저분해 보일 수가 있거든요. 그래서 가능하면 넓고 얉은 보관 용기를 사용하고 단층으로 멸치살을 펴서 저장하세요. 여러층으로 쌓아 올린 경우에 비해 짓눌림이 적고 은색 껍질로 인한 아래층 멸치살의 교차 회손을 방지할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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