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30일 월요일

문어 초고추장 무침

오랜만에 대략 1 kg 정도 되는 2마리 문어를 샀습니다. 제품정보를 보니 대서양 물건너 온 멕시코산 문어더군요. 먼길 오느라 고생들 했으니 정성껏 목욕시켜 따스한 한증탕에 넣어 줬습니다. 잠시 후 때빼고 광내서 떡하니 나온 문어를 보여드리겠습니다. ^^


<재료>

문어 (약 1 kg) 2 마리
화이트와인 1/2컵
샐러리 잎 3장
샐러리 2 대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적당량
레몬 1/2 개
후추 적당량
무 (Rapa bianca, Daikon) 10 cm 
고추장 2 티스푼
식초 10 ml
설탕 1 티스푼
깨소금 적당량


<조리과정>

1. 문어는 머리내부, 눈, 입을 때어 내고 굵은 소금으로 문질러 물로 헹궈둡니다. (Fig. 1-2). 
머리부위는 이미 손질이 되어 있어 눈과 입만 칼로 도려내 줬습니다.

Fig. 1. 대서양 물건너온 멕시코산 문어

Fig. 2. 문어 손질

2. 바닥이 두터운 넓은 냄비에 문어를 잘 펴서 넣고 샐러리 잎을 몇장 넣어주세요. (Fig. 3)


Fig. 3. 조리를 기다리는 문어

3. 두껑을 덮고 조리기 시작하면 문어 자체에서 물이 나와 스스로 익습니다. 약 3분쯤 후 화이트와인을 가하고 계속 익혀주세요. 골고루 익을 수 있도록 가끔 방향을 돌려줍니다. (Fig. 4-6)
지난번 한국에 갔을 때 저희 어머니가 지인의 문어 조리 노하우를 귓동냥으로 듣고 저에게 알려 주신겁니다. ㅎㅎ 타지 않을까 했는데 왠걸 넘 야들야들하게 잘 익혀지는 문어들... 이렇게 조리면 끓는 물에서 익혔을 때 보다 문어 자체의 색과 맛이 살아있습니다.

Fig. 4. 조리되고 있는 문어

Fig. 5. 기특하게 사우나 잘 하고 있는 문어 형제들

Fig. 6. 머리 부분을 익히기 위해 누워있는 문어

4. 이수씨게로 문어 다리중 가장 두터운 부분을 찔러 봤을때 부드럽게 잘 들어가면 다 익은 것입니다. 조리시간은 문어의 크기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저같은 경우 약 25분 정도 소요 됐던걸로 기억되는군요. 드디어 사우나에서 때빼고 광내고 나온 문어 아자씨. (Fig. 7-8). 어느 정도 식으면 칼로 적당한 크기로 썰어 주면 됩니다.

Fig. 7.  ^^  때빼고 광낸 문어입니다.

Fig. 8. 조리된 문어

5. 문어가 익는 동안 같이 무칠 무와 샐러리를 잘라 준비해 줍니다. 무는 외피를 벗겨내고 원통을 돌리듯 무를 돌리면서 가능한 얇게 칼로 껍질을 깎아 주면됩니다. (Fig. 9-10) 

Fig. 9. 무피 돌려 깎기

Fig. 10. 문어와 함께 무칠 샐러리와 무

6. 얇게 뜬 무피를 일정한 길이로 포게어 놓고 칼로 채를 썰어 주는 모습입니다. (Fig. 11).

Fig. 11. 얇게 준비된 무를 겹으로 쌓아 채썰어 줍니다

 
Fig. 12. 준비된 무와 샐러리

7. 이젠 간단하게 두가지 방법으로 문어와 무, 샐러리를 무칠건데요.
하나는 유럽 스타일로, 또 하나는 한국식으로..^^
먼저 유럽스타일은 문어, 샐러리를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레몬즙과 적당량의 후추를 가해 저은 소스로 무쳐줍니다. 소금은 칠 필요가 없습니다 (조리고 나면 자체로 소금간이 잘 되어 있을거예요). 접시위에 무채를 얹고 문어 무침을 살포시 얹어 주고 스푼으로 소스를 그위에 흩뿌려 줬습니다. (Fig. 13-15)


Fig. 13. 문어, 샐러리를 올리브유로 섞어준 후 무채 위에 살포시 얹었읍니다

Fig. 14. 문어와 샐러리 무침


Fig. 15.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와 레몬즙을 섞은 소스를 가해준 문어 샐러리 무침

8. 자.. 이젠 저를 위한 한국식 문어 초고추장 무침! 문어 본연의 맛을 느끼고 싶을땐 위에 적은 유럽스타일로 간단히 드셔도 좋은데, 개인적으로 어릴때 부터 초장에 문어를 찍어 먹듯 해온 추억에 초고추장을 급하게 만들었네요. 메실액기스, 물엿 그런게 없는 관계로 고추장, 설탕, 식초로 간단히 급조를 했습니다. (Fig. 16-18)
Fig. 16. 고추장

Fig. 17. 고추장, 설탕, 식초 혼합

Fig. 18. 잘 혼합된 새콤한 초고추장

9. 1차 유럽식 문어 무침이 동난 후 재주문이 있어 다시 무치고 초고추장으로 데코까지 넣어서 싸비스했습니다. (Fig. 19-21) 누구한테냐구요? 당근 집사람과 두 꼬멩이 녀석들이죠..^^

Fig. 19. 유럽스타일의 문어 무 샐러리 무침에 한국적인 고추초장 데코 넣기

Fig. 20. 유럽스타일의 문어 무 샐러리 무침에 한국적인 고추초장 데코 넣기

Fig. 21. 문어 무 샐러리 무침

10. 문어와 샐러리 무채를 초고추장에 버무려 무채위에 얹어 깨소금을 흩뿌려 줬습니다. (Fig. 22-23). 그 맛이 정말~~음~~~ 새콤 달콤한 초고추장맛에 야들야들 문어 살, 그리고 샐러리와 무채의 시원하고 아삭한 맛의 조화. 여러분들도 한번 해 드셔보세요. 끝~내줍니다.

 Fig. 22. 문어 샐러리 고추초장 무침

Fig. 23. 문어 샐러리 고추초장 무침


맛있게 드세요. Buon appetito.

빤스곰줄 올림.

2015년 3월 29일 일요일

3차원 종이 액자 만들기 (3D quadro fatta con la carta colorata)

안녕하세요. 

날씨 좋은 날 애들이랑 앉아 뭔가를 만들어 볼까하다가 지난번 단호박케익 포스팅에서 사용한 데코레이션 종이틀을 색종이를 이용해 만들어 봤습니다. 각양각색의 기하학적 무늬가 들어간 틀이 완성이 되고 남은 자투리 종이를 보고 있노라니 이것 또한 풀로 붙이면 예쁜 모양이 될 듯 싶어 애들이랑 같이 시작을 했지만, 아직 어린 녀석들이라 금새 나가 떨어지는 바람에 제가 마지막까지 마무리를 해서 보여 주니 신기해 하더군요. 


완성된 3차원 색종이 액자

<준비물>

가위
A4용지
색종이
한지 색종이
딱풀
평편한 박스 종이 (Amazon배달 박스 일부를 잘라 액자로 사용함)
종이 테이프


<만드는 방법>

색종이를 4번 접어서 가위로 얇게 모양을 잘라 내 줍니다. 가능한 얇게 썰면 모양이 보기가 좋지만 풀로 붙이기가 번거로우니 굵기는 적당히 알아서 잘라들 보세요. 그렇게 색색깔로 자른 색종이 조각들을 딱풀을 바른 A4지 위에 올리고 살짝 눌러 주면 된답니다. 정말 간단하죠? 재밌지만 참을성이 조금 요구됩니다. 그리고 겹치는 부분에는 또 딱풀을 덧입혀 발라주고 색종이를 붙여줬어요. 일부는 평면으로, 또 일부는 입체감을 주기위해 접혀있는 부분 중 한쪽만 풀로 붙이고 나머지는 그림에서 보이는 것처럼 공중에 띄웠습니다. 이렇게 해서 완성된 액자를 햇볕 아래 놓고 보시면 방향에 따라 그림자가 다르게 드리워져 입체감이 살아나서 아름다운 컬러의 색종이가 도드라져 보이는 것이죠. 나름 재미도 있으니 아이들 있는 분들은 한번 같이 해 보세요. 좋은 추억이 될겁니다.


Fig. 1. A4 용지 위에 붙여진 색종이 

Fig. 2. 창가에 놓고 보니 그림자가 드리워져 입체감이 살아나요.

Fig. 3. 액자는 아마존 배달 박스로다 재활용을.. ^^
  
Fig. 4. 완성된 그림을 틀에 고정시킨 후 한지색종이로 테두리 작업 들어갑니다.

Fig. 5. 테투리 작업이 완성된 액자
 
 
Fig. 6. 완성된 3차원 색종이 액자

감사합니다.

빤스곰줄 올림.

2015년 3월 27일 금요일

깍두기 김치 담그기 (Un Cibo fermentato Coreano, Kimchi Kkakdughi)

 -.-  _._ -.-  안녕하세요. 빤스곰줄입니다. 


김치는 대표적인 한국 발효음식* 중의 하나죠. 배추, 무, 오이, 파, 갓, 도라지 등의 주재료에 젓갈, 고추가루, 마늘, 생강 그리고 다른 야채들을 섞어 저온 발효해서 먹는 상비 반찬입니다. 배추와 무의 제철인 늦가을과 초겨울에는 많은 양의 김치를 준비하는데 이를 김장김치라고 합니다. 이런 김장김치를 만드는 문화(가족들과 인근 주민이 함께 힘을 모아 대량의 김장 김치를 같이 담그고 만들어진 김치도 나누어 먹는 나눔의 품앗이 문화)도 세계무형 문화재**로 채택이 되어 있죠. 그렇게 만들어진 김장김치는 큰 항아리 (독)에 담아 땅밑이나 햇볕이 없는 서늘한 곳에서 숙성을 시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무로 만드는 깍두기를 담아보죠. 젓갈이 없어서 쌀(찹쌀)과 내장을 제거한 마른멸치를 푹 고아 도깨비 방망이로 갈아서 김치에 넣었습니다. 그럼 시작해 보죠.


< 재료 >

무 (Rapa bianca, Daikon, 약 50 cm 길이) 2 개
당근 (Carote) 3개
파 (Cipollotto) 1 개
마늘 (Aglio) 3 조각
찹쌀 (Riso glutinoso, anche va bene riso normale ben sciacquato, per legare la salsa meglio) 100 g
마른멸치 (Alici secchi, oppure qualsiasi zuppa di pesce) 
굵은 소금 (Sale grosso) 약 150 g
붉은 고추가루 (Peperoncino polvere macinato senza semi)
생강 (Zenzero, facoltativa)


<조리과정>

1. 우선 무, 당근, 파의  껍질을 벗겨서 물에 씻어 준비해 주세요 (Fig. 1).

Fig. 1. Ingredienti (Rapa bianca, carote, cipollotto)

2. 손질한 무를 먼저 약 1센티미터 굵기의 디스크 모양으로 자른 다음 큐빅(약 1 cm x 1 cm x 1 cm) 모양으로 잘라주세요 (Fig. 2).

Fig. 2. Rapa bianca tagliata a cubetti

3. 큐빅형으로 잘라진 무를 큰 볼에 담고 굵은 소금을 흩뿌려 소금간을 합니다 (Fig. 3). 대략 1-2시간 두면 삼투압에 의해 무에서 물이 빠지면서 소금간은 무에 베어 들어갑니다.


Fig. 3. Rapa bianca marinata con sale grosso


4. 그사이 찹쌀과 내장을 제거한 멸치를 냄비에 넣어 충분한 물을 부어 중불에서 약 40분 정도 익혀주세요 (Fig. 4). (수분이 부족하면 더 부어 푹 익혀 주시면 됩니다)

Fig. 4. Riso e alici secche

5. 푹 고아진 찹쌀과 멸치살을 도깨비 방망이를 이용해 곱게 갈아줍니다 (Fig. 6-7).


Fig. 6. Riso cucinato con  alici secche

Fig. 7. Il composto frullato di riso e alici secche cucinato

6. 갈아놓은 멸치살과 쌀은 어느 정도 식혀 주신 후, 곱게 간 태양초 고추가루를 넣고 섞어 줍니다. 볼에 넣고 손으로 섞어주셔도 되고 도깨비 방망이로 퍼~떡 갈아 주셔도 됩니다 (Fig. 8-9). 게으름의 대명사인 저는 역시나 도깨비 방망이루다.....^^; 금나와라 와라 뚜~~욱~~딱!!
중요한 건 이렇게 갈아서 준비된 고추가루 소스를 적당히 식혀 주셔야 한다는 사실이죠. 안그러면 재료와 섞었을 때 김치가 너무 급하게 고온에서 익으니깐...


Fig. 8. Peperoncino polvere

Fig 9. Aggiungere peperoncino polvere nel composto

7. 단군신화에 빠져선 안되는 우리 민족의 향기 마늘을 빼먹으면 곤란하죠. 외국에 있으면서 마늘냄새 안풍기려 무던 애쓰지만 김치에 마늘이 빠지면 안꼬없는 찐빵 모냥 감칠 맛이 없어지더라구요. (참고로 어떤 분은 강한 마늘향 대신 양파즙을 소량 첨가해 김치를 담궈 드시는 분도 있더군요). 어쨌거나 마늘은 잘게 다져 주세요 (Fig. 10-11).

Fig. 10. Aglio

Fig. 11. Aglio tritato finemente

8. 풍미를 더해주기위해 다른 야채 재료도 적당히 잘라 준비해 줍니다. 저는 파랑 당근 밖에 없는 관계로 두가지만 준비했답니다 (Fig. 11).

Fig. 11. Verdure preparate

9. 넓은 볼에 담아 식힌 김치 소스에 잘게 다진 마늘과 채썬 야채를 넣고 잘 섞어 줍니다 (Fig. 12-16).

Fig. 12. Il composto frullato di riso glutinoso, alici secche e peperoncino polvere

Fig. 13. Aglio tritato

Fig. 14. Le verdure preparate

Fig. 15. La salsa amalgamata per il Kimchi Kkakdughi

Fig. 16. La salsa pronta per il Kimchi Kkakdughi
10. 적당히 소금간이 되어 풀이 죽은 무는 물에 씻어서 남아 있는 소금을 제거한 후 채에 받쳐 물기를 제거해 주세요 (Fig. 17)

Fig. 17. Rapa bianca marinata con sale grosso poi sciacquata con acqua  

11. 물기가 빠진 소금간 된 무를 큰 볼에 담고 준비된 김치 소스를 적당량 가해주고 한곳에 뭉친 소스가 없을 때까지 잘 버무려 주세요 (Fig. 18-19).

Fig. 18. Aggiungere la salsa nella rapa bianca preparata
Fig. 19. Kkakdughi pronto

12. 드디어 깍두기 김치가 완성됐어요 (Fig. 19). 저장용기에 담아 저온 발효 숙성을 시켜야겠죠? 이케아에서 약 2유로에 구입한  밀폐 유리 용기에 완성된 깍두기 김치를 차곡차곡 넣어 지긋이 눌러 줍니다. 그리고 밀폐용기의 뚜겅을 닫고 냉장고에 보관하시면 2-3주 후면 맛나는 깍두기를 맛보실 수 있을거예요 (Fig. 20-22)

Fig. 20. Kkakdughi messo nel vaso di vetro ermetico

Fig. 21. Kkakdughi messo nel vaso di vetro ermetico

 Fig. 22. Kkakdughi messo nel vaso di vetro ermetico

13. 이번에 준비해 남은 여분의 김치소스는 진공포장으로 냉동보관을 할겁니다. 다음번에 다시 김치를 만들 때 하루 전날 냉장실에 꺼내두고 해동시키면 아주 편하게 다시 김치를 준비할 수 있겠죠? (Fig. 23).

Fig. 23. La salsa avanzata per Kimchi messo nel sacchetto sottovuoto


지긋이 기다려 주세요.
기다리면 제대로 맛이 든 깍두기 김치를 맛보실 수 있을겁니다.
보통 제가 김치를 담그면 맛들기 전에 거의 다 먹어 버려 정작 맛이 들때 쯤이면 김치가 동이나곤 했거든요. 이번에는 좀 지긋이 참아보렵니다.  .)(.  참느라 용쓰는 저 보이시죠?
즐거운 하루되시길 바랍니다. 

빤스곰줄 올림.




* 한국의 발효 식품: 김치, 간장, 된장, 고추장, 청국장, 메주 등등..

** 출처: http://www.unesco.or.kr/heritage/ich/korich_kimjang.asp

*** 김장독 거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