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빤스곰줄입니다.
등푸른 생선들 중 흔히 접할 수 있는 고등어는 국민 반찬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싱싱한 고등어는 다른 생선에 비해 가격도 착하고 여러 용도로 조리가 가능한데 (대략 € 6-10/kg), 아시다시피 조림, 구이 (고갈비와 자반고등어*), 회로 주로 소비가 됩니다. 비교적 철저한 관리를 요하는 고등어 회로는 활어회**와 선어회가 있는데 활어회를 위해선 유통비용이 증가해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지는 것이 다소 아쥡죠. 고등어는 워낙 성질이 급해 잡히는 즉시 죽기 쉬운 어종이라 산 채로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하기 위해서는 잡자마자 찬 바닷물을 채운 수조에 넣어 움직임을 둔화시켜 운반하거나 침을 놓아 기절 시킨후 수조에 넣어 운반한다고 합니다.*** 일식집에서는 싱싱한 고등어를 깨끗하게 손질해서 저온 숙성을 시킨 후 회로 먹는 고등어 선어회나 초에 절여 숙성한 초회(시메사바)를 맛볼 수 있습니다. 일반 시장에서는 횟감으로 쓸 고등어를 구하기가 쉽지 않은 탓에 (솔직히 횟감으로 쓰기엔 다소 꺼림직함) 조리용이나 구이로 쓸 용도로 고등어를 구입을 했습니다. 그나마 눈과 등무늬가 푸르고 빛깔이 선명해 그 용도론 나쁘지 않겠다 싶더군요.
오래된 추억이지만 부산대 앞 108강의실이란 실비집에서 고갈비 구이와 막걸리를 팔았었죠. 정말로 맛있고 푸짐했었는데... ;-) 아직도 있는지 궁금하군요. 자 오늘 그때 먹었던 고갈비를 회상하며 직접 만들어 보려합니다. 파간장 진하게 두른 한국식 고갈비를 애들이랑 집사람이 먹을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더군요. 그래서 유럽스타일로다...^^
자 그럼 시작해 보겠습니다.
<재료>
고등어 2 kg (마리당 300-400g)
굵은 소금
티모 (향신료, Timo 혹은 Rosemarino 등) 적당량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EVO) 적당량
<조리과정>
Fig. 1. 등푸른 생선 고등어 |
Fig. 2. 눈알과 등의 줄무늬 색상이 선명한 걸로 고릅니다 (아가미까지 확인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 |
먼저 가능한 싱싱한 고등어를 구입합니다. 눈이 단색으로 까맣게 맑고 등의 무늬와 푸른 색깔이 선명한 녀석들을 고르시면 될 듯합니다. 아가미가 밝은 선홍색이고 살을 눌러봐 탄력이 있으면 만사 오~~케이!! (Fig. 1-2)
배를 가른 후 내장과 아가미를 제거해 줍니다. 머리를 조림으로 쓸 생각이 없다면 아가미는 놔둬도 상관 없겠죠?
먼저 구이용 고등어 포를 뜹니다. 고기포 세장뜨기** (두편의 포와 남은 뼈)를 해서 고등어 포를 마련합니다. 복부갈비를 칼집을 넣어 살며시 벗겨 내고 포의 중앙에 위치한 가시들은 집게로 뽑아주세요.
Fig.3. 고등어 포 |
두번째로 조림용 고등어를 큼지막하게 뼈채로 잘라주세요. 따로 고등어 조림에 대해 포스팅을 하려합니다.
Fig. 4. 조림용 고등어 |
세번째로는 오늘 조리에 사용할 고갈비용 고등어를 준비합니다. 우선 칼로 고등어의 옆지느러미 뒤로 칼집을 넣고 뼈만 남긴채 머리와 몸통의 살을 분리합니다. 복부 끝부분에 있는 항문에 칼집을 넣어 포를 떠 줍니다. 이때 중앙에 있는 뼈까지 도달하면 드르르륵 소리가 나죠. 꼬리의 끝부분은 자르지 말고 남겨두세요. 중앙뼈를 넘어 조심스럽게 포를 떠서 상부 살코기를 뼈와 분리해 주세요. 마지막 등부위는 자르지 않은 상태에서 양쪽의 포를 떠주면 (ㅗ) 모양이 나옵니다. 머리도 칼로 반으로 잘라 주세요. 가위를 쥐고 꼬리부분 부터 머리까지 이어진 뼈를 잘라내 줍니다. 이렇게 하면 고갈비용 고등어 자반이 완성됩니다. 굵은 소금을 뿌려 30분에서 1시간 정도 둔 후 키친타올로 여분의 소금기를 제거하면 됩니다. (Fig. 5.)
Fig. 6. 제염 구이용 고등어 포 |
고등어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쉽게 상할 수 있기 때문에 포를 뜬 다음에 바로 저장을 위한 준비를 해 주면 좋습니다. 약 30분에서 1시간 정도의 제염과정을 거친 후 남은 소금을 제거하고 진공포장해 냉동보관하면 언제든지 구이나 고갈비를 먹을 수 있을 것입니다. (Fig. 6)
Fig. 8. 소량의 올리브유와 향신료를 가한 고갈비용 고등어 |
소금기가 벤 고갈비에 소량의 엑스트라올리브유를 골고루 발라주고 (극소량으로 충분함), 티모, 로즈마리노 같은 향신료를 흩뿌려 주세요. (티모를 사용한 결과 맛이 다소 자극 적이어서 다음번에 사용양을 줄이든지 아니면 로즈마리노 같은 향신료로 바꾸어 해보면 좋을 듯싶어요). (Fig. 8)
Fig. 9. 예비구이를 하는 고갈비 |
충분히 달궈진 스테이크용 그릴팬에 위에서 준비한 고등어를 얹고 살짝 그릴을 해 줍니다. 약 1-2분 정도면 적당히 그릴이된 표면이 얻어질겁니다. (얇은 부침개 뒤집게로 고등어의 테두리부위를 살짝 살짝 들추어 보다 보면 적당히 그릴이 된 부위는 달라붙지 않고 자연스럽게 분리가 되고 꼬리부위를 잡고 들어 올려 뒤집어 오븐 팬위에 놓으면 됩니다). (Fig. 9-10)
Fig. 10. 예비구이 완료된 고갈비 살 |
180`C로 예열된 오븐에 넣고 약 10분 정도 조리를 하면 잘 익은 고갈비가 완성됩니다. (Fig. 11)
Fig. 11. 예비구이 후 오븐에서 구워낸 고갈비 살 |
그렇게 준비된 고갈비에 파간장을 팍팍 두르려던 저의 생각은 어느덧 멀리 머~~얼리 날아가고 따뜻하게 김이 모락모락 나는 쌀밥과 함께 가족들이 먹게 내주었죠. 솔직이 저는 구경도 못했습니다. 다른 포들 진공포장하느라 여념이 없는 틈에 아래그림 (Fig. 12)과 같이 껍질만 남은 고갈비가 덩그러니 남아있더군요. @.@ 하여튼 잘 먹어줘서 고맙긴 하더군요. ^^
Fig. 12. 살을 발라 먹고 남은 고갈비 껍질 ^^ (깔끔하죠?) |
다음을 위해 여분으로 준비해둔 간고등어포와 자반간고등어는 그림(Fig. 13-15)처럼 진공 포장해 냉동실에 보관을 해뒀습니다. 다시 해먹고 싶은 전날 냉장실에 꺼내어 해동시키면 바로 구이를 해 먹을 수 있겠죠.
Fig. 13. 제염처리해 진공포장한 고갈비 살 (내부) |
Fig. 14. 제염처리해 진공포장한 고갈비 살 (외부) |
Fig. 15. 제염 처리해 진공포장한 고등어 포 (4개씩 한묶음) |
어떠세요. 재료 본연의 맛을 즐기는 유럽인 스타일로 소금간한 자반고등어구이를 해봤습니다.
여러분도 맛있게 드세요. Buon appetito.
빤스곰줄 올림.
** 출처: 고등어 활어회 포뜨기
*** 출처: https://mirror.enha.kr/wiki/고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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